하미드의 귀환

연구실에 10년이 넘은 학생, 하미드- 아무도 언제 왔는지 모르는 신비로운 존재입니다. 작년에 그의 고국인 Egypt로 다니러 갔다가 visa 문제가 생겨서 몇 달간 못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거기에다 최근에 폭동이 일어나면서 영영 못 돌아오는 것 아닌가 걱정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돌아왔습니다. 미국 대사관이 문 닫기 하루 전날 겨우 비자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참 다행입니다.
연구실에 있는 다른 학생들은 다시 이어폰과 헤드셋을 항시 착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연구실 전화기를 독점합니다. 간혹 하미드 아내가 와서 그러구요.) 그리고 제 뒤 옆에서는 시간마다 절하러 오는 우리학교 모든 이슬람 신자들 때문에 불편하기 그지 없습니다. (우리학교 이슬람 종교 지도자인가 봅니다.)
가끔 좋은 일도 (마음이 온전히) 함께하지 못하는 일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적응 중인 새생활 계획표

기본적으로 새벽에 제가 학교를 가고, 아내는 조금 늦은 아침에 학교를 가는 생활입니다. 오후에 먼저 와서 아이를 보고, 아내는 저녁시간 쯤에 합류하는 식이죠.

시간으로 계산해 봤더니, 학교에서 7시간, 혼자 아이보기 3시간, 아내와 함께 아이보기 3시간, 그리고 8시간의 수면시간, 1시간의 이동시간, 2시간의 아침 식사, 준비 및 신앙생활 시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성경공부 프린트물을 만들거나 찬양을 준비해야 하는 날이면, 2~3시간씩 다른 곳에서의 시간을 빌려와야 합니다. 계속해서 학교시간을 빼먹고 있습니다. 요건 잘 티가 안 나거든요…… 다만 졸업이 계속해서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아내와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4시간만 자고 20시간을 active하게 활동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ㅋㅋ

헉, 진짜 겨울


어제 느긎하게 출근해서 일하다 보니 3시에 문을 닫는다고 하는 alert메일이 왔었습니다. 하던 일이 마무리 되지 않아서 벼락치기로 치닫고 있었는데, 아내가 눈인지 비인지 엄청나게 온다고 해서 부랴 부랴 나오니, 정말 눈발이 굵어지고 있었습니다.
집에 도착하고 보니 작년 만큼이나 눈이 오는 것 같았습니다. 어제 저녁부터 온통 하얀 세상이더니, 오늘 아침엔 이렇네요.
학교는 역시 문을 닫았습니다. 덕분에 좀 쉬겠네요. 오후에는 이번에 구입한 눈 삽의 덕을 좀 봐야겠습니다.

간만의 겨울 분위기


아침에 눈이 왔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눈을 보기가 쉽지 않네요. 작년에 많이 고생했다고 봐주나 봅니다. 학교가 10시에 문을 연다고 하니, 조금 느긎하게 준비해도 될 것 같아서 사진 한장 찍어 봅니다. 오늘은 연구실에서 이것 저것 해야겠다며 어제 잠들기 전에 엄청 계획을 세웠는데, 이렇게 용서받을 수 있는 게으름(?)의 구실이 생겼으니 감사합니다. ㅋㅋ

드디어 보험문제 종결!

드디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작은사람’의 보험문제가 해결이 난 것 같습니다. 보험회사에서 보험금 지급결정이 되었다고 업데이트가 되었습니다. 병원과 보험회사 여러 직원들과 정말 많은 통화를 했어야 했고, 사람을 겁먹게 만드는 상황도 많았습니다. 사후 해석을 하자면야 긴 이야기가 되겠지만 그러지 않겠습니다. 다만 새해에 좋은 소식이 있어서 참 기쁩니다.

1/16 11:57 AM

잠을 자다가 뭔가 이상한 느낌에 눈을 번쩍 떴습니다. 너무 오래 잔게 아닌가 싶어서 시계를 보았더니 11시 57분…… 이미 약속했던 라이드 시간에는 너무 늦어버린 것이었습니다. 부랴부랴 라이드를 담당했던 분께 연락하고 “괜찮아요~ “라는 메세지를 받았습니다. 참 많이 죄송하고 자책감이 들었습니다.

한 모임이나 공동체에서 무언가 “일”이 힘들게 느껴질 때는 두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첫번째는 일 자체가 너무 많고, 그리고 힘든 일이라서 그런 것이고, 두 번째는 “함께” 한다는 느낌 없이 혼자서 일을 한다고 생각이 들어서 더 힘들게 느껴지는 경우입니다. 첫번째의 경우는 일을 나누거나 일 할 사람이 늘면 해결되지만, 두번째의 경우는 그런 해결책보다는 “함께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해결이 되는 것 같습니다.

늦게 일어나서 라이드를 못 드렸던 일은 어찌보면 사소한 일이지만, 이 모임에서 요즘에 두번째의 이유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고 이번 일도 결국 그런 단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씁쓸했습니다. 맡은 일을 잘하는 것 보다 “함께” 무엇을 한다는 것이 강조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참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바로 “내”가 없어도 일들은 잘된다라는 것입니다.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간에, 최근에 저는 제가 관련된 많은 일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결혼, 아내의 임신, 출산, 그리고 잦은 병원 출입 등으로 여러 모임에 소홀한 부분들이 생겼습니다. 마음 한 구석에는 제가 맡았던 일들이 잘 안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늘 있었는데, 놀랍게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한국에서 한 회사에 오래 몸담았던 사람을 해고할 경우에 1~2달 휴가를 주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꽤나 긴 시간 그 사람 없이 회사가 잘 돌아간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심적인 연결고리를 스스로 끊게 만들기 위함이라고 들었습니다. “난 없어도 되는 사람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상당히 좌절스럽게 되고, 무언가를 요구하기가 어려워지게 될 수 있겠다 생각이 되더라구요.

최근의 경험들은 저에게 비슷한 과정들을 겪게 한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적자면 그런데 오히려 새로운 의욕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나름대로 제가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때 가졌던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자유로워 졌습니다. 그리고 그런 부담감 때문에 저를 “틀”에 맞출려고 했던 데서 조금 자유로워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제가 없어도 잘 돌아가는 모임에 저를 끼워주심을 “허락”하셨다면, 더 감사할 일이고, 또 제 모습 그대로 열심히 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함께함”을 추구한다면 여러 문제 가운데 아주 조금은 나아질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감을 많이 갖게되었습니다.

 

흉내내기는 이제 그만!

돌아보면 누구나 후회가 많으실 것 같습니다. (안 그러신 분들도 계시겠지만요……) 요즈음 여러 후회 가운데 많은 공허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박사 과정 6년차면 누구나 있을 법 한 증상이기도 하겠지요? ㅋㅋ

공허함을 묵상하다 보니, 제가 그냥 흉내내면서 많이 살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논문도 보고, 무언가 열심히 일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실제로 뭔가 애를 많이 쓰기도 하는 것 같은 대학원 생활, 뭔가 열심이 있는 것 같기도 한 신앙생활……

그런데 문득 돌아보니 연구에 맥이 없었던 것 같고, 신앙생활에서 동행함이 없었던게 아닌가 아찔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열정이 부족한 것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흉내내기는 조금 힘들기는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고, 또 그렇기에 별다를바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안에는 능력이 없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올 한해는 흉내내기가 아닌 정말 온전히 살아내는 그래서 동행하는 신앙생활, 연구의 뼈대가 서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11

지난 주에 가족 여행을 다녀온 뒤로 “작은사람”의 밤낮이 바뀌어 버렸습니다. 쉽게 잠들지 않고, 자주 깨는 바람에 새해를 정신없이 맞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다녀온 여행이라서 그런지 오히려 다녀와서 더 피곤했었습니다.

지난 한해를 돌아보니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습니다. 순간 순간은 그저 정신없이 지냈는데, 지나고 보니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쉽지 않았던 순간들이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니 참 감사할 것 뿐입니다. 작년 이 맘때쯤에는 생각도 못했던 “작은사람”이 새근새근 잠 잠고 있는 것을 보니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2011년 한 해에 대한 걱정도 많이 됩니다. 올해는 경제적으로도 많이 어려워질 전망이고, 아내와 저 모두 졸업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한 해이기 때문입니다. 걱정하지 않으려고 많이 기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항상 준비될 수 있도록, 그리고 좋은 아빠와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해 더 노력하는 한 해가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