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다가 뭔가 이상한 느낌에 눈을 번쩍 떴습니다. 너무 오래 잔게 아닌가 싶어서 시계를 보았더니 11시 57분…… 이미 약속했던 라이드 시간에는 너무 늦어버린 것이었습니다. 부랴부랴 라이드를 담당했던 분께 연락하고 “괜찮아요~ “라는 메세지를 받았습니다. 참 많이 죄송하고 자책감이 들었습니다.
한 모임이나 공동체에서 무언가 “일”이 힘들게 느껴질 때는 두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첫번째는 일 자체가 너무 많고, 그리고 힘든 일이라서 그런 것이고, 두 번째는 “함께” 한다는 느낌 없이 혼자서 일을 한다고 생각이 들어서 더 힘들게 느껴지는 경우입니다. 첫번째의 경우는 일을 나누거나 일 할 사람이 늘면 해결되지만, 두번째의 경우는 그런 해결책보다는 “함께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해결이 되는 것 같습니다.
늦게 일어나서 라이드를 못 드렸던 일은 어찌보면 사소한 일이지만, 이 모임에서 요즘에 두번째의 이유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고 이번 일도 결국 그런 단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씁쓸했습니다. 맡은 일을 잘하는 것 보다 “함께” 무엇을 한다는 것이 강조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참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바로 “내”가 없어도 일들은 잘된다라는 것입니다.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간에, 최근에 저는 제가 관련된 많은 일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결혼, 아내의 임신, 출산, 그리고 잦은 병원 출입 등으로 여러 모임에 소홀한 부분들이 생겼습니다. 마음 한 구석에는 제가 맡았던 일들이 잘 안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늘 있었는데, 놀랍게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한국에서 한 회사에 오래 몸담았던 사람을 해고할 경우에 1~2달 휴가를 주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꽤나 긴 시간 그 사람 없이 회사가 잘 돌아간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심적인 연결고리를 스스로 끊게 만들기 위함이라고 들었습니다. “난 없어도 되는 사람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상당히 좌절스럽게 되고, 무언가를 요구하기가 어려워지게 될 수 있겠다 생각이 되더라구요.
최근의 경험들은 저에게 비슷한 과정들을 겪게 한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적자면 그런데 오히려 새로운 의욕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나름대로 제가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때 가졌던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자유로워 졌습니다. 그리고 그런 부담감 때문에 저를 “틀”에 맞출려고 했던 데서 조금 자유로워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제가 없어도 잘 돌아가는 모임에 저를 끼워주심을 “허락”하셨다면, 더 감사할 일이고, 또 제 모습 그대로 열심히 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함께함”을 추구한다면 여러 문제 가운데 아주 조금은 나아질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감을 많이 갖게되었습니다.
저도 이제야 그 때 심정을 조금이나마 헤아려 봅니다~ ㅋㅋ
너무 오랜 잔 것 같은 그 기분.. 새벽 5시 55분에 번쩍 눈이 뜨여서 그 기분이 든적이 최근에 있습니다. 죽고 싶었습니다. ㅠㅠ
딴 소리만 해서 미안해요. 본질은 나중에 얼굴보고 얘기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