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 적응 (1)

회사를 옮긴지 3주차에 접어든다. 첫 주는 본사에서 교육을 받았고, 돌아와서 일주일을 보낸 셈이다. 교육받은 첫주를 제외하면, 한 주를 잘 버텨낸(?) 셈이다.

당분간은 적응하느라 온힘을 다 쏟을 것 같다. 보통 직장 건물에 익숙해지고, 동료들에게 적응하고, 그리고 일에 익숙해지는 순서 같다. 흠… 지금 상황을 적자면, 아직 건물이 낯설고, 팀원들중 절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리고 일은 뭘 하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다녔던 회사에서 적응하는 첫 몇개월간은 초긴장 상태로 살았던 것 같다. 그래서 행복하지 못했다. 반면 돌이켜보면, 그 불행할 정도로 긴장한 탓이었는지, 적응시간은 빨랐던 것 같다. 이번에는 좀 회사를 오래 다니고 싶은 바람에, 이번에는 좀 천천히 적응할까 싶다. 그러면 조금은 더 행복하지 않을끼?

이직

내일은 지금 직장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이주전 월요일, 매니저에게 two weeks notice를 날리고 마음이 불안했었다. 이곳에서의 직장생활이란것이 아무런 보장도 없거니와, 특히 회사를 옮기기로 결정을 하고 2주간의 transition 동안은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나도 놀랍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특별한 일 없이 계획대로 그만두게 된다는 것이다.

새로 다니게 될 회사에서는 좀 오래 있고 싶다.

설명과 위로

오늘 안과에서 무척 화가 났었습니다. 새로운 종류의 컨택렌즈를 맞추는 중인데, 새로 도착한 렌즈를 꼈는데 아무것도 안보여서 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뭔가 잘못된 것 같다고 간호사(?)에게 말했지만, 렌즈는 주문한 대로 온거라는 대답을 할 뿐이었습니다. 고도근시이다 보니, 눈에 관련된 일에서는 많이 예민해집니다. 그래서 이후로 여러 검사를 하는 동안 기분이 나빴고, 화가 나기까지 했습니다.

의사가 들어오자, 저는 뭔가 잘못 된 것 같다고 투덜거렸습니다. 의사는 여러번 시행착오가 있을거라고 설명해줬지만, 저는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이미 RGP 컨택렌즈를 끼고 있고, 여러번 검사를 해서 새로운 종류의 컨택렌즈를 주문한건데,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어서 의사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다시 시력검사와 여러가지 검사를 한 뒤, 저는 의사에게 이렇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맞추기 아려운 거냐고 다시 물어봤습니다. 의사는 웃으면서 그림을 그려서 설명해줬습니다. 간단히 적자면, 새로운 타입의 렌즈는 눈과 렌즈 사이에 solution 용액이 함께 시력교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눈과 렌즈 사이 거리에 따라서 교정시력 자체가 크게 차이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저는 이해가 되었고, 의사에 대한 믿음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왜 화가 났었을까 곰곰히 다시 생각해보았습니다. 사실 이해가 안되는 건 물어보면 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고도근시는 제 컴플렉스입니다. 안경이나 렌즈 없이는 앞을 제대로 볼 수 없기에, 잘 보이지 않을 때의 불안감은 아주 큽니다. 그리고 새로운 컨택렌즈에 대한 기대를 가득 품고 있었기에, 새로운 컨택렌즈를 끼고도 앞이 보이지 않자 많이 실망하고 좌절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에 불안감과 좌절감이 화로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오늘 제게 필요했던 것은 왜 그런지에 대한 설명, 그리고 위로였던 것 같습니다.

블로그

제 블로그를 가장 자주 들르시고 읽으시던 아버지께서 이 블로그를 읽지 못하시게 된지 일년에 다 되어 갑니다.

작년 수술 이후로, 언어와 다른 인지 부분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으셨습니다.

얼마전 몇달 만에 뵈었을 때는, 저를 알아보시지 못하는 듯하여 마음이 참 많이 아팠습니다.

이제 병세가 더 악화되어 더이상 집에서 모실 수 없게 되었는데, 오늘 문득 이 블로그를 늘 봐주셨던 아버지가 참 많이 그립습니다.

Flatiron Flyer

요즘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

그런데, 이게 나름 시외(?) 버스라 시간표를 보고 미리 가 있지 않으면, 오래 기다려야 하거나 저리가 없기도 하다.

어제는, 별로 바쁘지도 않은 일상속에 넋을 놓았었는지, 버스를 잘못 탔다.

내가 다른 버스를 탄 것을 안 순간, 등에서 한줄기 식은 땀이 흘러 내렸다. 버스를 세워야 하나? 우버를 타야 하나? 다음 역에서 내려서 돌아가면 얼마나 걸리려나? 정말 여러가지 생각들이 순식간에 떠올랐다.

뭐, 다행히도, 어찌어찌하여 회사까지 도착했다.

습관적으로 원치 않은 일들이 일어났을 때,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소위 “사후분석”을 한다. 자신의 잘못이 없었는지 돌아보고, 문제가 있었다면 다음부터는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접근이다.

그렇지만, 사람이 어리석어 “후회”로 이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기에, 내가 또 그 “정도” 밖에 안됨에, 후회는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일상으로

한국에서 가족들과 친구들과 보냈던 시간이 길었던 탓에, 일상으로 돌아오는게 쉽지 않다.

내 일상이라는 것이 관계의 공간적인 단절과 고립같아서 조금 씁쓸하다.

가족들과 친구들과 같은 동네에 살면서, 자주 볼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데……

그래도 뭐 누굴 탓할 일도 아니고, 내가 선택했으니 책임지고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