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 적응 (1)

회사를 옮긴지 3주차에 접어든다. 첫 주는 본사에서 교육을 받았고, 돌아와서 일주일을 보낸 셈이다. 교육받은 첫주를 제외하면, 한 주를 잘 버텨낸(?) 셈이다.

당분간은 적응하느라 온힘을 다 쏟을 것 같다. 보통 직장 건물에 익숙해지고, 동료들에게 적응하고, 그리고 일에 익숙해지는 순서 같다. 흠… 지금 상황을 적자면, 아직 건물이 낯설고, 팀원들중 절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리고 일은 뭘 하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다녔던 회사에서 적응하는 첫 몇개월간은 초긴장 상태로 살았던 것 같다. 그래서 행복하지 못했다. 반면 돌이켜보면, 그 불행할 정도로 긴장한 탓이었는지, 적응시간은 빨랐던 것 같다. 이번에는 좀 회사를 오래 다니고 싶은 바람에, 이번에는 좀 천천히 적응할까 싶다. 그러면 조금은 더 행복하지 않을끼?

이직

내일은 지금 직장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이주전 월요일, 매니저에게 two weeks notice를 날리고 마음이 불안했었다. 이곳에서의 직장생활이란것이 아무런 보장도 없거니와, 특히 회사를 옮기기로 결정을 하고 2주간의 transition 동안은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나도 놀랍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특별한 일 없이 계획대로 그만두게 된다는 것이다.

새로 다니게 될 회사에서는 좀 오래 있고 싶다.

내 칼춤 한번 춰 주지


A사로 옮기고 나서, 우연히 신세계를 다기 보게 되었다. 놀라운 점은 영화속 조직이나 내가 다녔던/다니는 회사가 정말 닮았다는 것이다. 

이게 참 와 닿지 않는 이야기일 것 같아서, 좀 자세히 적어보자면……

영화속 이중구(박성웅)은 골드문트 넘버3가 되고픈, 넘버4다. 넘버3인 정청(황정민)과의 대결 구도 속에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경찰의 뜻대로 움직이게 된다. 결국 그 때문에 죽게 된다.
간단히 적자면, 이중구는 조직과 그 조직을 컨트롤하려고 하는 경찰의 큰 힘대결에서 말이 되어서, 자신이 당하게 될지도 모르는 위험한 칼춤을 추게 된다.

회사에선,

전 매니저는 디렉터와 VP의 힘대결의 희생양이 되어서 짤리는 것과 다름 없이 회사를 관두었고, 이제는 디렉터와 그 밑의  시니어 매니저 간의 권력 싸움이 진행 중이다.

난 그냥 힘없는 엔지니어로서 8명의 매니저가 들어오는 미팅에서 우두커니 앉아서 그들의 싸움을 매주 지켜본다.

그들이 합의한 내용에, 일들은 나 혼자 한다.

그런데, 그 일이 예전에 같이 일하던 시니어 매니저의 일을 뺏아 오는 거고, 난 나를 흡수한 매니저의 오더를, 마치 이중구가 경찰의 제의를 거절하지 못하고 받아들이듯 실행에 옮기고 있다.

퍽 난감한 상황이고, 다른 시니어 매니저가 디렉터라도 된다면, 난 정말 안 좋아진다. 그런데, 어쩌겠어? 난 지금 내 매니저의 오더를 따라야 하는데……

“까짓거, 내 칼춤 한번 춰 주지”

나 혼자. 맨붕!

회사 옮긴지 두달이 겨우 지난 시점에,

매니저의 통보.

“Next week will be my last week.”

저번 직장에서는 매니저가 2년동안 겁주기만 하고 안 일어난 일이었는데……

예고도 없이 2달만에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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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조심스럽지만, 매니저가 좋게 그만두는건 아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더이상 못 견디고 그만두게 되었다.

새로운 팀을 만드는거라서 기대를 갖고 조인한건데, 팀원 리쿠르팅은 홀드되었고, 나 혼자인 상황에서 매니저는 관둔다.

깝깝하다!

특허전쟁 – (4) 빈틈

특허 프로포절을 쓰고, 로펌과 드래프트를 쓰고, 그리고 특허 신청을 하는 과정을 지나면서 느끼는 것은,

 

이거…… 허술한데?

 

입니다.

뭔가 빈 틈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계속 드는 것은 여러 단계에서 입니다.

1)  특허 커미티

제가 쓴 특허 프로포절을 100% 이해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다들 자기 전공분야가 있다보니, 제 분야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쓰면 그 백그라운드도 다 이해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근데 뭐 제가 커미티라고 해도, 정말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다 따라가기 힘든 건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

그러다 보니, 프로포절 심사가 피상적이거나 그냥 패스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특별히 말도 안되는 프로포절이 아니고선 말입니다.)

2) 로펌

당연히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 없습니다. 많은 디테일들은 블랙박스 내지는 상당히 추상화 시켜서 이해한 다음에 특허 애플리케이션으로 모양 빠지지 않게 만듭니다. 특허에서 법적인 관점에 치중하다 보니, 무엇이 새로운가? 혹은 기존의 것과 다른 무엇 이라는 “무엇”에 해당하는 키워드나 문장을 주로 필요로 합니다.

3) 특허 심사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특허청에서 특허 심사를 하는 과정의 형평성이나 얼마나 제대로 심사하는지가 잘 관리되는 않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냥 대충 생각해봐도, 수많은 분야에서 첨단의 내용들로 수많은 특허 신청이 접수되는데, 심사하는 심사관과 부서에서도 수퍼맨들이 가정을 잊고 일하는 것이 아니고서야 이게 정말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든 본질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심사하는 관점에서 보면 그 나름의 기준과 엄밀함이 있겠지만, 완벽하진 않다는 것이 제가 느낀 부분인거죠.

한가지 예를 들자면, 지금 저희 팀과 문제가 생긴 다른 스타트업의 특허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우리 팀이 이미 몇년전에 낸 특허의 내용과 단순 키워드 매치만 해도 60프로 이상 같은 내용임을 알 수 있는데도, 그 스타트업의 새로운 특허에는 참조 내용이 전혀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부분이 걸리지 않고 통과된 거죠.

뭐 사실 나중에 특허권 행사나 로열티 관리 뭐 그런 부분은 실질적인 문제가 더 많겠지만, 제가 모르는 부분이라 생략합니다.

 

특허전쟁 – (3) 관점의 차이

엔지니어가 특허를 출원하려다 보면 관점의 차이에 부딪힙니다.

Patentability, 즉 특허자격에 대해선 보통 다음과 같은 항목들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여기서 관점의 차이를 가장 크게 보이는 부분은 두번째 항목, 즉 독창성 부분입니다.

특허적 관점에서 독창성을 인정받기도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의외의 부분에서 뒤통수를 (?) 맞기도 쉽기 때문입니다.

공학이란 것이 근본적인 문제를 푸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에 trade-off 이나 fine tuning으로도 그 가치가 있을 때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 특허 출원은 어려워 질 수 있습니다. 상당히 추상화되어서 쓰여진 많은 특허들이 있기 때문에 이미 다른 케이스에서 커버한다고 할 수 있을 만한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 이 부분에 다음에 더 자세히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재미 있습니다. 최근에 회사에서 쓰고 있는 씨리즈 특허 중에서 어떤 스타트업에서 그대로 카피해서 특허를 출원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조금 과장하자면 그 회사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내용을 카피한 다음에 virtual machine이라는 키워드를 더 넣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feature라고 부를만한 부분을 넣어서 특허를 넣게 되면 일단은 상당한 효력을 가지게 됩니다.  (이 케이스는 특허 출원 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서 특허청에 이의제기를 하는 과정을 놓고 고민 중인 것 같습니다. 이 과정이 간단하지 않아서 오히려 그 회사를 사버리는 것이 (?) 이익일 수도 있다고 하네요)

일단 이 독창성을 인정받기 위한 몇가지 테크닉을 배웠는데, 적어보면요……

  1. 도표를 그려서 기존의 system에 추가된 block이 있으면 쉽다.
  2. 기존에 없던 keyword가 있으면 유리하다. (ex. machine learning)
  3. subject를 더 상위 개념의 단어로 바꾸어서 그 차이를 파악한 다음, 차이점을 부각시킨다

더 잘 설명할 예들이 있는데, 특허 아직 이슈 안 된 부분들이라… ㅋㅋ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