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나비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흰 나비는 도모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公主)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김기림

내 칼춤 한번 춰 주지


A사로 옮기고 나서, 우연히 신세계를 다기 보게 되었다. 놀라운 점은 영화속 조직이나 내가 다녔던/다니는 회사가 정말 닮았다는 것이다. 

이게 참 와 닿지 않는 이야기일 것 같아서, 좀 자세히 적어보자면……

영화속 이중구(박성웅)은 골드문트 넘버3가 되고픈, 넘버4다. 넘버3인 정청(황정민)과의 대결 구도 속에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경찰의 뜻대로 움직이게 된다. 결국 그 때문에 죽게 된다.
간단히 적자면, 이중구는 조직과 그 조직을 컨트롤하려고 하는 경찰의 큰 힘대결에서 말이 되어서, 자신이 당하게 될지도 모르는 위험한 칼춤을 추게 된다.

회사에선,

전 매니저는 디렉터와 VP의 힘대결의 희생양이 되어서 짤리는 것과 다름 없이 회사를 관두었고, 이제는 디렉터와 그 밑의  시니어 매니저 간의 권력 싸움이 진행 중이다.

난 그냥 힘없는 엔지니어로서 8명의 매니저가 들어오는 미팅에서 우두커니 앉아서 그들의 싸움을 매주 지켜본다.

그들이 합의한 내용에, 일들은 나 혼자 한다.

그런데, 그 일이 예전에 같이 일하던 시니어 매니저의 일을 뺏아 오는 거고, 난 나를 흡수한 매니저의 오더를, 마치 이중구가 경찰의 제의를 거절하지 못하고 받아들이듯 실행에 옮기고 있다.

퍽 난감한 상황이고, 다른 시니어 매니저가 디렉터라도 된다면, 난 정말 안 좋아진다. 그런데, 어쩌겠어? 난 지금 내 매니저의 오더를 따라야 하는데……

“까짓거, 내 칼춤 한번 춰 주지”

난 아직도


날카로운 드라이브인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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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레이업이 얼마나 어려운 건지 잘 알고 있고, 이제 몇번 하고 나면 무릎과 발목이 아파온다.

그런 나에게도 아직 이런 즐거움이 있다.
요즘 중고딩 들은 얼마나 농구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우리 때만큼은 아닌 것 같은데……

지금은 동네에 한두군데 밖에 없는 흙바닥 농구장보다는 좋은 재질의 농구장이 더 많을텐데도, 그렇게 붐비는 모습을 보진 못한 것 같다.

열악했던 환경 탓에 충분히 농구를 하지 못했던 짙은 아쉬움이 다시금 몰려온다.

할머니

“세월이 흘러

오늘이 벌써 어머니 돌아가신지 13년이 되는 음력 2017년 2월 그믐 날입니다.

그간 손자 (중략)

이럴 때 기일을 맞이하여 그 깊은 은혜를 잊을 수 없어 간소하나마 정성껏 제물을 준비하여 올리오니 부디 음향 하시옵소서.”

아버지께서 할머니 기일 축문을 보내주셨다.

할머니는 내가 미국으로 오기 몇달 전 돌아가셨다. 어렸을 때,  형과 나를 키워주셨으니 참 많이 보고 싶다.

아버지의 축문에도 그리움이 묻어난다.

시간이 참 빠르다. 

나 혼자. 맨붕!

회사 옮긴지 두달이 겨우 지난 시점에,

매니저의 통보.

“Next week will be my last week.”

저번 직장에서는 매니저가 2년동안 겁주기만 하고 안 일어난 일이었는데……

예고도 없이 2달만에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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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조심스럽지만, 매니저가 좋게 그만두는건 아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더이상 못 견디고 그만두게 되었다.

새로운 팀을 만드는거라서 기대를 갖고 조인한건데, 팀원 리쿠르팅은 홀드되었고, 나 혼자인 상황에서 매니저는 관둔다.

깝깝하다!

전기차 17개월

VW에서 디젤 게이트 직후에 전기차 덤핑(?)을 하는 기회에 e-Golf를 리스 했었는데, 벌써 일년이 훌쩍 지났다.

이제 곧 리스 기간의 절반을 보낸 셈이 될텐데, 리모트 전지가 다 되어서 바꾸다 생각이 나서 적는다.

전기차의 장점은….

  • 플랫 토크 (신호에서 출발시 어울리지 않게 무지 빠르다. 0-60 까지 10초 가까이 걸리는 차인데, 신호에서 출발할 때는 정말 빠르다. Golf GTI랑 30마일까지 가속 성능이 같다는 건 놀라운 사실. 근데, 전기차는 풀로 밟아도 별로 부담이 없다. 뭐 그냥 모터에 충분한 전류를 흘려줄 뿐!)
  • HOV lane (2018까지는 확실히 보장되고, 그 뒤도 당분간은 이 혜택을 계속 주지 않을까?)
  • Free charging (회사 그리고 아파트에서 공짜)
  • 낮은 가격 (fed/state 크레딧 덕분에 리스에서 감가 삼각되는 가격 중 만불을 지원 받는 셈이다)

단점은….

  • 짧은 주행거리 (80-90마일인데, 길거리에서 서지 않으려면 60마일 정도 마다 충전해줘야 한다)
  • 오랜 충전 시간 (차마다 다르고 충전기마다 다르지만 보통 5-7시간 걸린다. 거의 다 쓴 다음에 만충전까지)
  • 배터리 수명 (경험해본 건 아니지만 현재로선 3년 리스가 정답이라고 할만큼 배터리 수명이 길지 않다. 일반 자동차처럼 10년 타는건 무리인듯)

그런데!

단점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올해 나오는 같은 e-Golf는 배터리가 50프로 이상 커졌다. 120-30 마일 주행이 가능한거다. 충전 시간도 많이 짧아졌다. 

허나 함정은!

충전하는데 돈을 받는 곳이 늘고 있다. 지금 있는 아파트도 다음 달부터 시간당 1.25불 씩 차지 한단다.

특혜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사라지는 것이다. Hov랑 credit도 결국엔 사라지겠지. 시간이 문제지.

흠 1-2년 뒤 전기차는 얼마나 매력적일까?

SF MOMA

샌프란 모마에 다녀왔다.

나도 가끔씩 놀라는데, 난 꽤나 이런 그림을 좋아한다.

직장을 옮기는 바람에 동부 출장 갈 기회가 없어졌는데, 이럴 때 DC 미술관들이 그립다.

늘 부질없는 짓인게 후회지만, 동부 살던 10년 동안 부지런히 안다니고 뭐 했나 싶다.

노는 것도 열심이 없으면 안된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