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아빠

오늘 새벽 아내가 일 때문에 잠시 집을 비우게 되었다. 수목금토 3박 4일의 일정이다. 이 말은 곧….. 수목금 아침에 작은 사람 등교(?)를 시켜야 한다는 이야기!

오늘은 평소보다 한시간 일찍 일어났다. 아침에 도시락을 싸고 아침을 챙기는 건 어려운 일이다. 가장 어려운 파트는 옷을 입히고 아침을 먹이고 샤워를 하느냐, 아니면 샤워를 하고 이것들을 하느냐다. 왜나면 보통 작은 사람의 의상을 갖추고 (몇번씩 갈아 입혀야 하기도 하고, 마음에 들 때까지…) 머리를 빗기다 보면 땀에 흠뻑 젖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작은 사람을 조금 더 자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씻어야 하고….. 이거슨…. 워떠한 복잡도의 계산보다도 어렵다. 답이 없으니까……

오늘은 그냥 땀범벅이 됐다. 엄마 보내고 잠든 모습에, 깨우기 뭐해서……

내가 꿈꾸던 아빠는 아침 햇살이 드는 부엌에서 맛있는 아침과 도시락을 챙기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현실은…. 형편없는 아침과 도시락에 빨리 가야 한다며 재촉하는, 아직은. 나쁜아빠다.

그 많은 열정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이사짐을 풀면서 이제 참 지겹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학와서 열번이 넘는 이사를 했고, 어떻게 보면 지겨울만도 하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아끼던 오디오를 정리하면서 그 생각이 들었다는 점이 새삼 놀라웠다.

어린시절 음악을 들을만한 여유가 없으셨던 아버지는,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에 꽤나 무리를 하셔서 오디오를 구입하셨고 나는 그냥 소리가 좋아서 자주 클래식 음악들을 들으면서 컸다.
그렇게 나는 소리에 민감해졌고, 불필요하게 소리의 ‘질’을 알게 되었다. 유학와서 제일 먼저 한 것 중에 하나가 중고 오디오 시장을 뒤져서 쓸만한 소리를 내는 진공관 오디오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었다. 대학원 어플리케이션과 병행한 일이었으니 나도 참 탐닉의 정도가 지나쳤던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갖춘 오디오 시스템은 ‘지나치게’ 무거웠고 (보통 오래된 것들이 무겁다….. 오디오 계에선….) 아내는 내가 서부에서 동부로 이사할 때 오디오 포장을 돕다 무릎 인대를 다쳤다고 아직도 내 탓을 하고, 나도 마음이 쪼금 괴롭다.

그렇게 열번이 넘는 이사를 했고, 오디오 기기들을 쌌던 박스에 유리테이프가 원래 박스 만큼이나 견고하게 덧 입혀졌다. 그동안 이 과정들은 늘 선행되었고, 힘들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그게 힘들고 귀찮아졌다.

오디오 (소리가) 지겨워진건 아닌데, 그냥 내 안의 열정, 에너지가 고갈되었다는 워닝사인이 들어왔고, 꽤나 씁쓸하다……

비오는 목요일……

베이 지역에서 생활한지 다섯달만에 처음으로 비가 내렸습니다. 심각한 가뭄에 반가운 일이네요.

아침일찍 서둘러 집에서 나왔는데도 목요일에 비까지 오니 차는 무지하게 막힙니다.

아직도 하루 여덟시간 일하는 것이 힘드네요. 오늘이면 일주일의 80프로가 지나간거라고 위로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Intern Exhib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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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름 인턴들이 그동안 연구내용들을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우리 그룹이 30명이 조금 넘는데 16명의 인턴을 뽑았으니 상당히 많은 인턴을 뽑은 셈이다. 사진 맨 왼쪽의 길게 뽑은 자라목을 하고 있는 친구는 케빈, 매주 같이 농구한 친구다.

7년전 동부에서 인턴을 한 적이 있다. 제대로 훈련되어 있지 않았고 팀에서도 나를 어떤 일을 시킬지 의견이 분분했으며 그나마 멘토는 중간에 회사를 옮겨버린 실패한 인턴 경험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기억들이 있고 아직도 생생하다. 후회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간이었던지라 그 기억에 달콤쌉싸름한 기분이 올라와 아직도 여운이 남는다.

저들은 어떻게 이 시선들을 기억할까?

아참 나도 7년전에 내가 한 일을 발표했었는데 그때 열심히 들어주고 질문들을 해준 직원들이 있었다. 물론 그 중엔 나를 깨는 사람도 있었고……. 지나고 보니 그런 사람도 이해가 되네…… 아무튼 난 최선을 다해서 듣고 질문하고 왔다

죽지 못해 산다

아주 오랜만에 연락이 된 친구에게 안부를 물었을 때 들은 대답이다.

요새 여러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지만 내문제에만 매몰되어 있기에는 걱정이 되어서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그 친구는 아직 직장을 찾지 못하고 있고 신분문제, 진로의 문제, 그리고 연애와 결혼의 문제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수년간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왔고, 이제는 많이 지쳐서 아니 너무 많이 지쳐서 이젠 목소리에도 힘이 없고 그런 대답이 나온 것 같았다.

 

— 친구 삐

미국와서 안해본 아르바이트가 없고, 늦은 나이에 주경야독으로 학사 학위를 취득. 이제 취직해서 나름대로 자리를 잡고 살고 있다.

문제는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처가. 매달 꽤 큰 금액의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한다. 아내와 둘이서 번 돈이 어디로 간지 흔적도 없다.

직장에서 상사에게 엄청 깨지고 집에 돌아와 아내가 일하러 간 사이 농구하러 나가는데 천둥번개가……

표현은 안 하지만 힘들어하고 있다

— 로빈 윌리엄스

어제 로빈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참 안타까운 소식이다. 그처럼 따뜻한 감동을 주는 배우는 많지 않았는데…… 아마도 우울증으로 자살한 것 같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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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잘 사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은 많이 힘들어하고 있거나 우울증 혹은 다른 심리적/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단순히 힘내…… 다 잘될거야…… 아니면 왜 그렇게 약해 빠졌어? 뭐 이런 것들이 도움이 될까 싶다. 그렇다고 사는건 시련이야…… 라는 것도……

이승욱 씨의 책 두 권을 읽었다. 정신분석학적인 접근이 나름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차라리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그 책들이나 추천해줄까……

호갱님

폭스바겐 티구안을 탄지 (아내님께서) 4년 반이 되어 간다. 자동차 나이가 3년이 넘어가면 곳곳에서 노화나 내구성 부족으로 고장이 나기 마련인데, 이번엔 엔진에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

문제는 공회전시 rpm이 유지 되지 않고 이리 저리 왔다 갔다 그리고 심지어 지난 주에는 시동이 걸리지 않아 난처했다고 아내가 이야기했다.

나는 당연히 power train warranty 에 커버되는 부분일꺼라고 생각하고 딜러에 맡기라고 부탁했다. 사흘에 걸쳐서 세가지 문제가 발견됐고 딜러는 대략 이천불이 넘는 발을 보내왔다.

이건 뭔가 잘못됐다. 모든 것이 커버되는 3년 워런티가 끝났기로서니 엄연히 파워 트레인 워런티 5년이 남아있는데 커버가 전혀 안된다니……

문제는, fuel tank gas pump, PMU, 그리고 gasket. 이였다. 풀어서 적자면 연료를 엔진으로 보내는 펌프가 고장났고, 또한 ecu로 추정되는 혹은 관련된 PMU 가 고장났으며 이 두 문제가 아이들링 시 엔진을 불안하게 했단다. 대충 들어도 설득력이 있는 이유고 당연히 고쳐야한다. 그리고 타이밍 커버 부분에서 leak이 있어서 엔진 오일이 샌단다. 그래 당연히 고쳐야지.

문제는 power train warranty 부분이다. 이게 완전히 모든 운전자 내지는 오우너를 호갱님으로 만드는 부분인데, 그냥 들어선 엔진 그리고 미션관련된 문제를 5년이건 몇년이건 커버 해주겠다는 소리 같은데, 실제로는 회전하는 기계적인 부분에만 해당된다나? 뭥미? 영어로는 solid parts that oil touches 란다. 당연히 제일 쉽게 고장나는 전자부품 및 액츄애이터는 예외라는 소리다. 호갱으로서 참 열 받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이천불을 내지 않았다. 아, 참고로 난 미케닉스를 존중하며 그들의 수고를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오히려 휠 로테이트하는데 25불 받는 것은 정말 싼 거라고 생각한다. 직접 해보셔들….. 허리가 굽고 쎄가 빠집니다.

문제는 내가 똑같은 문제로 두번이나 딜러 샾에 갔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모든 것이 커버되는 3년 내에. 난 이 부분을 지적했고 아내에게는 그토록 딱 잘라서 이야기하던 직원은 본사에 연락해 보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여성 직원이면서도 여성 고객이 자동차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실을 이용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

중략하고, 결국 그들은 잘못을 인정했고 나의 요구대로 워런티 커버 해줬다. 그렇지만 난 그들의 태도 여전히 불만이다. 3년 워런티가 되던 시절 내가 컴플레인하면 원래 그런거라고 새차로 데려가서 소리를 들어보라며 그리고 불안정한 아이들은 셀프 거버닝이라고 또한 오일 릭은 내가 달러가 아닌 다른 샾에서 오일을 갈았고 그때 미케닉이 흘린 거라며 태만한 대처를 하다 수익이 생기는 시점에 이르자 이렇게도 문제를 잘 찾아내는 것에 말이다. 거기다 내가 요구하기 전까지 워런티 커버는 당연히 안되는거라고 우기는 태도에 말이다.

난 여전히 그들과의 대립에 있다. 그들이 청구한 엔진 클리닝 피를 리임버스 받기 위해……

난 어거지를 쓰거나 상대의 약점을 이용해 뭔가를 얻어내는 걸 싫어한다. 딜러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런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경계한다. 그러면서도 나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참 조심해여하는 일이며 까다로운 일이다.

서부생활 …….. ep01

서부에 온지 두달이 되어간다.

사실 미국에 온지 10년이 되었고 며칠이 더 지났다. 처음에 LA로 왔었는데 지금은 북가주란 걸 제외하곤 많이 흡사하다. 없는 살림살이 하며 뭔가 외롭고 고단한게……

1) 10년 전엔 침대 얇은 시트 하나 감고 잤었는데, 이제는 침구류를 챙겨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주위에 계신다.

2) 햇살이 뜨겁다. 10년 전에 뭣 모르고 선블록 안 바르고 해변에서 몇 시간을 놀았다. 그 대가는 고왔던 피부와 이별했다.  이번에도 회사 피크닉에서 호수를 갔는데 열심히 선블록을 발랐는데도 며칠간 세수하기 힘들었다.

3) 날씨에 속는다. 내게 아무리 우울한 일이 있어도 화창한 날씨엔 변화가 없다. 그래서 더 속상하기도 하지만, 익숙해지면 그냥 좋은 날씨에 기분도 덩달아 좋아지더라.

4) 하루가 참 길다. 여긴 과장하자면 9시까지 밝다. 뭔가 하고 싶어지는 날씨다. 뭔가 어디로 들어가 은둔하며 쉬는 나로서는 쉽지 않은 낮 길이다.

회사에 지갑을 놔두고 왔다. 이런……..

저녁을 어떻할까 고민하다 스타벅스 앱을 발견. 아이폰으로 먹고 마실 수 있음에 새삼 감사하게 되었다. 구글 월릿은 회사에 지갑 놔두고 와서 저녁 굶고 차에 기름도 못 넣은 슬픈 전설의 주인공이 생각해낸 것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