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를 마무리하며 (3)

한해가 끝나가는데 자신을 위해 칭찬할 일이 없는게 수동적이고 주입식 위주의 교육 탓인지 성향 탓인지, 아니면 진짜 그랬던 건지 모르겠다.

행여나 정신승리자로 보일까 조심스럽지만, 굳이 적자면, 올해 졸업 한건 잘 한 일인 것 같다.

어려웠고 특히나 교수를 설득하기 위해 온갖 찌질한 방법들( 저도 먹고 살아야지요, 처자식이 있어요, 내일 모래면 마흔이에요, 벌써 십년이에요, 돈 없어서 회사 가요,…… 등등) 죄다 동원해 얻은 졸업이지만, 그래도 남는건 졸업장인가 보다.

졸업장이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마침표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오랜동안 끝이 안보이는 것 같고 교수의 말한마디에 좌지우지 되는 삶을 끝냈다는 것은 대단한거다. 다시 매니저와 어퍼 메니저에 좌지우지되는 삶이 시작됐지만……

그래 칭찬해주자! 잘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문모 아저씨의 명언을 빌자면)

“쪽팔림은 순간이지만 졸업장은 영원하다.”

 

2014 를 마무리 하며 (2)

아…… 난 어쩔 수 없나 보다.

올해 잘했던 일들을 먼저 적어보려고 했는데, 머릿속에는 못했던 일과 아쉬운 일들이 벌써 줄을 섰다.

이건 뭐 쇼핑 몰 여자 화장실 줄이다.

새해를 힘차게 시작하기 위해서 대충 빨리 감아봐야겠다.

일단 아쉬운 것과 놓쳤던 것 중에서……

건강챙기기!

예전에 누군가 “병원에 입원한 것도 아닌데, 요즘 사람들은 너무 건강, 건강 한다”라면서 했던 말이 기억난다. 주위에 아픈 사람도 있을텐데 너무 앓는 소리낸다는 거였다.

그.래.도.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가 얼마나 많은지……

매주 동서부 다닐 때는 그래도 자기 관리가 잘 됐었는데, 그 뒤로는 여엉…

회사에 앉아만 있다보니, 그리고 같이 운동할 사람도 없다보니……

꼭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해야 겠다.

 

2014를 마무리하며 (1)

어느덧 12월 29일이다.

돌아보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감사함인 것 같다.

작년 이 맘 때쯤, 가족이 함께 있기를 가장 바랬던 것 같다. 그 때는 정말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을지 걱정만 가득했었는데, 지금 이렇게 가족이 함께 있다는 것에 가장 감사할 일이다.

그 외에도 큰일들이 많았다. 졸업을 하고, 직장을 새로 시작하고……

중요한 것들을 놓치지 않고, 감사함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그 때 그 사건 – 2012년 1월 1일

 

때는 바야흐로 2012년 1월 1일…… 케이뒤가 잡 마켓 출정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을 때였다.

남편된 사람으로서의 외조랄까? 사골을 고아내기로 하였었더랬다.

새해 첫날, 홀푸드에서 좋은 뼈와 살코기를 골라 핏물 빼고, 첫 끓인 물을 버리고, 나름대로 정석으로 진행했다.

수육은 어찌나 잘 삶아졌는지, 케이뒤와 신나게 몇 점 떼어 먹고는 약한 불에 냄비를 올려놓고 잠이 들었다.

.

.

.

.

.

.

.

.

.

.

.

.

.

.

.

.

.

.

.

.

.

꿈에서 뭔가 “불이야~” 라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너무 곤히 잠이 들었었는지, 겨우 눈을 떴는데,

이게 흰연기로 가득하다.

아뿔싸!

이건 온 집안이 연기로 가득한 것 같았다.

몸을 일으켜 일어나니 코와 목을 타 들어가게 할 듯한 독한 연기가 가득했다.

급한 마음에 거의 날듯 주방으로 나와보니,

시커멓게 탄 뼈들이 돌비 사운드를 내며 “퍽, 퍼~억, 퍽, 틱~” 이러면서 타다 못해 튀어 오르고 있었다.

나의 움직임에 연기들이 파이어 알람을 트리거 했다.

거의 동시에 온 집안에 5~6개의 알람이 울려서 귀가 째지는 듯 했다. (새 아파트라서 유난히 많았던 듯….)

집안에 모든 창문을 열고,

냄비를 급한데로 싱크대로 옮겨서 찬 물을 퍼 부었더니 엄청난 연기가 더 올라왔다. (이건 실수였던 듯…..)

집 안 환기가 잘 안돼서 대문을 열었더니, 아파트 한 층에 냄새가 가득했다.

일단 아내와 작은 사람을 대피시키고, (어디로 보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무튼 덜 춥고 신선한 공기가 있는데로) 계속 뛰어 다녀야 했다.

일단 아파트 중앙 알람이 울려서 소방차가 올까봐 제일 두려웠던 것 같다 (벌금과 무안함에 대한 지식이 있었던지라).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에…. 그 때가 새벽 네시 정도 되었던 것 같다.

부랴 부랴 냄비채로 싸서 아파트 쓰레기차에 버리고, 아파트 복도 창문들을 열어서 환기를 시켰다.

두시간 쯤 뛰어 다녔었나? 집 안과 복도에 연기가 어느 정도 걷혔다.

아내와 작은 사람을 데리고 왔고 대충 문들을 닫았던 것 같은데 집 안에 지독한 냄새는 여전했다.

아내는 그 날이었는지 그 다음날 인터뷰 하러 가야했는데 미안한 마음에 쥐 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혹시나 새로 산 정장에 냄새라도 배었을까봐 불안했고……

에휴…….

그 뒤로 며칠 동안 페브리즈와 온갖 냄새제거 및 방향제 등으로 집 안에 냄새를 빼는데 고생을 했다.

 

IMG_0258.JPG

이건 사고 전의 사진.

벌써 삼년 전의 일이다.

며칠 뒤면 캐이뒤가 다시 인터뷰를 보러 잡마켓으로 출정한다.

남편된 사람의 마음이랄까?

다시 사골을 고았다.

이번엔?

사고없이 맛있게 잘 먹었다.

놀라운 발견

Open Server Summit에 참석 중이다.

소위 말하는 conference 와 summit을 다니면서 느낀 것:
Conference에서는 내가 참 말끔해 보인다.
근데 summit에서는 내가 남루해 뵈네.

발견한 사실:
Conference는 리서처, 엔지니어가 모이는 곳이고 summit은 엔지니어, 비즈니스맨이 모이는 곳이다.

Summit에서는 심지어 쎌폰을 벨트에 달린 셀폰 거치대에 장착하는 사람들이 많다- 비즈니스맨! 이 얼마나 전투적인 자세인가. Summit에서의 이 이질감은 어쩌지?

마음을 위로해주는 작은 표현……

며칠전 작은 사람을 픽업하러 학교에 갔다가 느낀점.

연말이라 여느 때보다는 더 지친 표정이었던 것 같다. 미스 폴라라는 원장 선생님이 있는데 나한테 “하와유?” 하더니 갑자기 등을 어루만진다.

살짝 당황스러웠지만 오히려 뭔가 위로를 받은 느낌에 부드럽게 웃을 수 있었다.

작은 스킨쉽이 말과는 또 다르게 큰 힘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그 표현함에 있어서……

뭐 내가 그럴 순 없겠지만 (추행범으로 잡혀가겠지 아마?) 언젠가는 이런 방식으로도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졌다.

터보의 시대

터보라는 단어는 뭔가 이그조틱한 단어였는데 이제는 우리의 삶이 되었다.

먼 소린가 하면, 1979년 영화 맬깁슨이 주연한 매드맥스에서의 수퍼차지드 터보차저 인터셉터 v8 엔진에서나 나오던, 혹은 8~90년대 언더그라운드 스트릿 레이싱에서나 나오던 터보 엔진이 우리 삶의 일부가 되었다는거다. 매드맥스에서의 에너지 크라이시스가 탁월한 예견이었던건지 아무튼 지금은 환경규제의 일환으로 연비와 배기가스 규제로 터보는 많은 자동차 회사의 필수 항목이 되었다.

그 뿐 아니라 요즘 노트북(단어가 올드해 보이네…) 에도 터보 cpu가 주류다. 주어진 배터리로 오래 쓰려니 평소엔 좀 천천히 cpu를 쓰다가 필요할때 동작속도를 올리겠다는 것이다.

다 좋다. 연비나 효율이나 얼마나 좋은가?

며칠전 일년동안의 업무수행 능력 평가가 있었다. 얼마나 잘, 다시 말해서 효율적으로 일을 해왔는지 점수를 매겨보자는 거다. 그리곤 줄을 세워서 소위 말하는 당근을 준다. 소수의 아주 효율적인 사람들의 월급을 올려주는 거다. 사람들의 경쟁심리와 보상을 적절히 섞어서 아주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준다.

나에겐 이게 엔진에서 터보차저처럼 보인다. 배기가스의 압력을 이용해서 흡기시 공기와 연료를 압축, 그래서 더 높은 효율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더 높은 연봉 혹은 승진을 바라니 이건 거저 얹는 효과요, 그걸 살포시 줄을 세워 주기만 하면 알아서 열심히 달리는 완.벽.한. 터보 시스템.

뭐 누구나 알고 있는거겠지만 그 속에서 달리다 보니 새삼 새롭다.

깨어진 속에서 참 많이 아프다….

어제 특허 두개를 사내 ip 관리 사이트에 넣기 위한 심사가 있었다. 미팅은 순조로웠다. 그런데 미팅이 끝나고 매니저와 특허 심사하는 동료가 사적인 미팅을 따로 가졌다. 뭔가 이상했다.

매니저가 잠시 뒤에 설명을 해줬다. Principle engineer가 특허 심사를 하고 두명이서 이일을 나눠서 하는데, 우리 특허를 심사한 동료 말고 나머지 한명이 상식을 벗어나는 아주 비도덕적인 일을 하고 있고, 그로 인해서 이 친구가 피해를 보게 된 상황에 대해서 알려줬다는 것이다. 이 일에 관련된 사람들의 행태가 참으로 가관이어서 들으면서 얼굴이 붉게 상기 되었다. 매니저에게 덮어놓을 일이 아닌 것 같은데 어떻할거냐고 물었더니,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한다.

세상이 아름잡지만은 않다는 걸 아는 나이인데도, 충격적인 일들을 많이 접한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극단적인 해결책 외에는 없어보이는 현실을 산다는게 참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