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교수와의 미팅이 있었다. 9년이 넘는 시간을 교수를 알고 지냈고 졸업까지 한 마당에, 여전히 무지 긴장된다. 컨콜이 있기 며칠 전부터는 아침에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깬다. 긴장 때문인 것 같다.

요즘에는 교수에게 직접적인 질문을 많이한다. 예를 들어서 교수가 장황하게 물어보거나 설명한 것에 대해서 내가 이해한 바를 정리한 대로 다시 물어보고 확인한다. (예전엔 꿈도 못 꿨다) 그리곤 교수의 의견에 대해서 반론을 펴거나 “그래서 어쩌라구요?” 까지는 차마 못하고 내 질문에 간단하게 대답해달라고 요구도 한다.

간이 배밖에 나왔다. ㅋㅋㅋ 그런데 이렇게 하면서 한결 교수 대하기가 편해지고 교수도 내 얘기를 더 주의 깊게 듣는 것 같다. 매 만남에서 힐링되는 것 같다.

물론 한시적인 만남이긴 하다. 내 졸업 논문으로 교수는 저널 페이퍼 기록을 남기고 싶어하고 그래서 내 졸업 논문을 (이제야!) 이해하려고 애 쓴다.

나름 많은 걸 배우는 시간이다. 그리고 뭔가 교수 앞에서 늘 주눅들어있던 나의 모습과 그런 관계를 회복하는 시간이다. 참 감사하다.

나는 아직도 졸업 중이다.

신뢰 쌓기

6년전 처음 교수와 미팅하던 것과 지금을 비교하면 참 많이 변해 있습니다. 예전에는 뭔가 교수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데이터나 결과가 없으면 땀을 삐질삐질 흘렸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팅에서는 뚜렷한 결과가 없어도 지금 현재 제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 조금 더 편하게 말할 수 있고 조금은 동지애를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특히 지난 주는 바빴습니다. 토요일 정오 정도에 교수로 부터 전화연락을 받았고 (미국에서 정말 놀라운 일이죠..) 주말 내 교수와 연락하면서 결과를 업데이트 해드렸습니다. 특히 월요일과 화요일은 밤 늦게까지 함께 일하고, 화요일은 자정까지 같이 앉아서 결과를 고민하고, 저녁 10시와 11시 반,  두번에 걸친 다른 교수들과의 컨퍼런스콜은 정말 흔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