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3) 둘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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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이 밝았다. 일정상 가장 빡쎈 9시간 운전.


아침 6시 출발이다 보니 아직 사막(?)의 공기가 차다.

40번을 타고 아리조나로 넘어가는데, 지형에 어울리지 않게 보트를 토잉하는 트럭들이 많이 보인다.

그러다 어리조나로 들어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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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걱!

정말 exotic 한 광경에 입이 떠억 벌어진다. 황량한 사막계곡 사이로 엄청한 물줄기와 그 위를 달리는 스피드 보트.

순간 여기가 어딘지 싶다.

아쉽게도 사진을 못 찍었는데, 위에서 보면 이런 사진이라는데….


옆에서 보면 훨씬 더 멋지더라……

나중에 찾아보니 Havasu Lake, AZ 란 곳으로 몰려드는 트럭 들이었던 것 같다. 다음에 한번 꼭 가보고 싶다.

계속 달려서 그랜드캐년을 벗어나 Flagstaff의 울창한 숲으로 접어든다.

이제 북쪽으로가는 도로를 타서 유타로 향하는데……





이런 장관들이 펼쳐진다.

Valley of Gods, Utah 라는 곳인데, 이곳도 한번 꼭 볼만하다.

그러다 겨우 구한 호텔 앞에서


어쩌다 보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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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진 곳(?)으로 이사 짐들을 대충 다 보낸 줄 알았지만, 그 곳에서 내가 탈 차가 남아 있었다. 캘리에서야 전기차 타면 되니까 기름차를 보내기로 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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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수배가 어려웠다. 믿었던 회사가 하나 있었지만, 누올리언즈에서 이사하면서 일이 틀어져서 일을 접었던 사이라, 하필이면 그 양반이 캘리 전체 메니저인지…., 껄끄러웠다.

굳이 이유를 덧 붙히자면, 출장까지 있어서 트럭을 찾더라도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운전해서 가기로 결정!

금요일 아침에 빌 델리 아저씨 톡 듣고 짐을 일찍 꾸렸다.


6-9-8 시간 일정이라 나름 널널하다.

워낙에 햇볕을 받으며 운전하면 졸음을 이기지 못하는 체질이라, 그 이상은 어려워 보였다.

결국 운전하는 동안 밥을 안 먹기로 하고, 계속 달렸다.

사진은 산타크루즈에서 베이커스필드를 지나 바스토우로 가는 58번 선상의 Tehachapi, CA에서 봤던 수많은 풍력발전기.

이사 2016 – Execution Part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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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함께 모였지만 쉴 여유는 없었다. 후미진 곳으로 짐들을 보내야 했고, 이 곳에서도 스튜디오로 이사를 해야했기 때문이다.

금요일과 토요일, 각각 후미진 곳으로 짐을 보내고, 또 이사를 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사실 이동네 이사가 꼬여서 들어갈 유닛을 엉겁결에 떠밀려 정한 바람에, 토요일 이사는 거의 주어지다시피 정해졌고 금요일은 그냥 하루 전에 짐을 보낸 것이다.

아무리 짐들을 나누어서 살았다지만, 역시 대부분의 짐은 여기에 있었다. 그렇게 많이 버리고, 기부하면서 줄였는데도 60박스가 넘는 짐이었다.

금요일, 그래도 잘 포장해놓은 덕에, 두시간 남짓만에 짐들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나머지 짐들을 열심히 싸서, 결전의 토요일, 무사히 이사를 마칠 수 있었다.

이사 2016 – Execution Part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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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진 곳을 다녀온 뒤로 이사는 진행되기 시작했다. 

케이뒤와 작은 사람은 둘이서 외딴 곳의 생활을 정리해야만 했다. 나는 발목을 다쳐서 많이 못 도와줘서 미안한 마음만 가질 뿐 실제적인 도움은 되지 못했다. 리뷰 세션과 파이날 등을 처리하면서 이사짐을 마무리하는 케이뒤는 많이 힘들어 했고, 작은 사람 역시 혼자서 놀아야 하는 심심함을 감당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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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고민거리가 하나 남았는데, 차를 옮기는 것이 쉽지 않았다. 여기 저기서 연락이 왔지만, 정작 우리가 필요한 시간에 나타난다는 보장이 없었다.

플랜B로 내가 주말에 텍사스로 가서 랑데뷰한 다음에 다시 이틀동안 운전해서 목적지로 가는 계획을 세우고 비행기 표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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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다행히도 이사짐 업체가 약속한 시간에 도착해서 짐은 잘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자동차 옮기는 트럭기사와 연락이 되어서 차도 무사히 보냈다.

누가 차를 받느냐가 큰 문제였는데, 감사하게도 황집사님이 받아주신다고 하셔서 비행기 타고 왕복하는 큰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게도 우리 가족은 다시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고, 케이뒤는 일년간의 누올리언즈 생활을 마무리하고 온 긴장감이 풀린 탓에 그 다음날 하루종일 아팠다.

이사 2016 – We’ll sort it out eventu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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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불안한 마음으로 후미진 곳(?)으로 향했다. 불과 일주일 전에 외진 곳에 갔다가 다시 후미진 곳으로 가는 여정에 마음까지 무거워서 거참…. 좋은 첫 인상일리 만무했다.

거기다 5월에 눈이 내린다……

거참……

금요일로 넘어가는 자정에 도착했는데, 오전에 케이뒤는 이미 집 두곳 정도 본 상황이고 표정이 안 좋았다.

마음이 안 좋은 아내를 위로하면서 좋은 집이 나올거야란 말을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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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말 거짓말처럼 새로운 포스팅이 올라왔다.

우린 바로 연락했고, 테넌트가 금방 답장해준 덕분에 금요일에 바로 집을 볼 수 있었다.

다행히도 아내는 그 집을 상당히 마음에 들어했다.

그 집도 마치 우리처럼 남편 직장 때문에 갑자기 텍사스로 이사를 가게 되어서, 리스가 남았는데 중간에 서블릿이나 새로 리스를 할 사람을 찾던 중이었다.

우리는 그 집 계약을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랬다.
다음날,

원래 잘 알고 있었던 황집사님 댁에 초대를 받았다.

사실 케이뒤 직장이 결정되기 전에 농담처럼 “그 곳에서 뵙게 될까 두렵습니다” 라고 했던 말이 씨가 된 셈이다.

일단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할 수 있을거라는 희망이 생긴데다, 원래 알던 분의 댁에서의 식사라 마음이 참 평안하고 즐거웠다.
그리고 케이뒤 학교 동료들의 초대로 긴 저녁식사까지 마치고 나니, 여러모로 “기대”란 것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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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여러가지 일들을 겪지만, 그래도 우린 다 이겨내고 결국 또 살아간다.

이사 2016 – Things get wo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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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들은 계속 엉망이 되어 갔다. 차와 가구를 옮기기로 한 업체와 결국 일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우리 일정은 듣지 않고 그 업체 일정에 맞추라는 식이어서 도저히 일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조금 더 비싸지만, 로컬 오피스가 있는 업체에 다시 연락해서 이사짐만 일단 옮기기로 했다.

외진 곳에서 이사를 하기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차를 파느냐, 운이 좋아서 차를 보내는냐, 그것도 안되면 운전해서 가느냐 하는 기로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