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안과에서 무척 화가 났었습니다. 새로운 종류의 컨택렌즈를 맞추는 중인데, 새로 도착한 렌즈를 꼈는데 아무것도 안보여서 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뭔가 잘못된 것 같다고 간호사(?)에게 말했지만, 렌즈는 주문한 대로 온거라는 대답을 할 뿐이었습니다. 고도근시이다 보니, 눈에 관련된 일에서는 많이 예민해집니다. 그래서 이후로 여러 검사를 하는 동안 기분이 나빴고, 화가 나기까지 했습니다.
의사가 들어오자, 저는 뭔가 잘못 된 것 같다고 투덜거렸습니다. 의사는 여러번 시행착오가 있을거라고 설명해줬지만, 저는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이미 RGP 컨택렌즈를 끼고 있고, 여러번 검사를 해서 새로운 종류의 컨택렌즈를 주문한건데,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어서 의사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다시 시력검사와 여러가지 검사를 한 뒤, 저는 의사에게 이렇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맞추기 아려운 거냐고 다시 물어봤습니다. 의사는 웃으면서 그림을 그려서 설명해줬습니다. 간단히 적자면, 새로운 타입의 렌즈는 눈과 렌즈 사이에 solution 용액이 함께 시력교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눈과 렌즈 사이 거리에 따라서 교정시력 자체가 크게 차이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저는 이해가 되었고, 의사에 대한 믿음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왜 화가 났었을까 곰곰히 다시 생각해보았습니다. 사실 이해가 안되는 건 물어보면 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고도근시는 제 컴플렉스입니다. 안경이나 렌즈 없이는 앞을 제대로 볼 수 없기에, 잘 보이지 않을 때의 불안감은 아주 큽니다. 그리고 새로운 컨택렌즈에 대한 기대를 가득 품고 있었기에, 새로운 컨택렌즈를 끼고도 앞이 보이지 않자 많이 실망하고 좌절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에 불안감과 좌절감이 화로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오늘 제게 필요했던 것은 왜 그런지에 대한 설명, 그리고 위로였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