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2012년 1월 1일…… 케이뒤가 잡 마켓 출정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을 때였다.
남편된 사람으로서의 외조랄까? 사골을 고아내기로 하였었더랬다.
새해 첫날, 홀푸드에서 좋은 뼈와 살코기를 골라 핏물 빼고, 첫 끓인 물을 버리고, 나름대로 정석으로 진행했다.
수육은 어찌나 잘 삶아졌는지, 케이뒤와 신나게 몇 점 떼어 먹고는 약한 불에 냄비를 올려놓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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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뭔가 “불이야~” 라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너무 곤히 잠이 들었었는지, 겨우 눈을 떴는데,
이게 흰연기로 가득하다.
아뿔싸!
이건 온 집안이 연기로 가득한 것 같았다.
몸을 일으켜 일어나니 코와 목을 타 들어가게 할 듯한 독한 연기가 가득했다.
급한 마음에 거의 날듯 주방으로 나와보니,
시커멓게 탄 뼈들이 돌비 사운드를 내며 “퍽, 퍼~억, 퍽, 틱~” 이러면서 타다 못해 튀어 오르고 있었다.
나의 움직임에 연기들이 파이어 알람을 트리거 했다.
거의 동시에 온 집안에 5~6개의 알람이 울려서 귀가 째지는 듯 했다. (새 아파트라서 유난히 많았던 듯….)
집안에 모든 창문을 열고,
냄비를 급한데로 싱크대로 옮겨서 찬 물을 퍼 부었더니 엄청난 연기가 더 올라왔다. (이건 실수였던 듯…..)
집 안 환기가 잘 안돼서 대문을 열었더니, 아파트 한 층에 냄새가 가득했다.
일단 아내와 작은 사람을 대피시키고, (어디로 보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무튼 덜 춥고 신선한 공기가 있는데로) 계속 뛰어 다녀야 했다.
일단 아파트 중앙 알람이 울려서 소방차가 올까봐 제일 두려웠던 것 같다 (벌금과 무안함에 대한 지식이 있었던지라).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에…. 그 때가 새벽 네시 정도 되었던 것 같다.
부랴 부랴 냄비채로 싸서 아파트 쓰레기차에 버리고, 아파트 복도 창문들을 열어서 환기를 시켰다.
두시간 쯤 뛰어 다녔었나? 집 안과 복도에 연기가 어느 정도 걷혔다.
아내와 작은 사람을 데리고 왔고 대충 문들을 닫았던 것 같은데 집 안에 지독한 냄새는 여전했다.
아내는 그 날이었는지 그 다음날 인터뷰 하러 가야했는데 미안한 마음에 쥐 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혹시나 새로 산 정장에 냄새라도 배었을까봐 불안했고……
에휴…….
그 뒤로 며칠 동안 페브리즈와 온갖 냄새제거 및 방향제 등으로 집 안에 냄새를 빼는데 고생을 했다.
이건 사고 전의 사진.
벌써 삼년 전의 일이다.
며칠 뒤면 캐이뒤가 다시 인터뷰를 보러 잡마켓으로 출정한다.
남편된 사람의 마음이랄까?
다시 사골을 고았다.
이번엔?
사고없이 맛있게 잘 먹었다.
ㅋㅋㅋㅋ
그렇죠.
저도 스트레스 많이 받고 있습니다.
김장 담그는 남편이 근처에 있어서….ㅡㅡ
이 글을 보는 남편들 스트레스 좀 받겠네요.
요즘 남편 역할 하기가 쉽지 않아요. ^^
남편의 아내에 대한 따스한 마음이 느껴져서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