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에 온지 두달이 되어간다.
사실 미국에 온지 10년이 되었고 며칠이 더 지났다. 처음에 LA로 왔었는데 지금은 북가주란 걸 제외하곤 많이 흡사하다. 없는 살림살이 하며 뭔가 외롭고 고단한게……
1) 10년 전엔 침대 얇은 시트 하나 감고 잤었는데, 이제는 침구류를 챙겨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주위에 계신다.
2) 햇살이 뜨겁다. 10년 전에 뭣 모르고 선블록 안 바르고 해변에서 몇 시간을 놀았다. 그 대가는 고왔던 피부와 이별했다. 이번에도 회사 피크닉에서 호수를 갔는데 열심히 선블록을 발랐는데도 며칠간 세수하기 힘들었다.
3) 날씨에 속는다. 내게 아무리 우울한 일이 있어도 화창한 날씨엔 변화가 없다. 그래서 더 속상하기도 하지만, 익숙해지면 그냥 좋은 날씨에 기분도 덩달아 좋아지더라.
4) 하루가 참 길다. 여긴 과장하자면 9시까지 밝다. 뭔가 하고 싶어지는 날씨다. 뭔가 어디로 들어가 은둔하며 쉬는 나로서는 쉽지 않은 낮 길이다.
회사에 지갑을 놔두고 왔다. 이런……..
저녁을 어떻할까 고민하다 스타벅스 앱을 발견. 아이폰으로 먹고 마실 수 있음에 새삼 감사하게 되었다. 구글 월릿은 회사에 지갑 놔두고 와서 저녁 굶고 차에 기름도 못 넣은 슬픈 전설의 주인공이 생각해낸 것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