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6월 말에 찍었던 MRI, CT 결과를 상담하러 의사를 만나고 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
처음 닥터를 찾아갔을 때 첫마디,
“내가 수술하면 재발 확율이 3%야. 수술하자 수술하자 수술하자 수술하자 수술하자 수술하자 수술하자”
흠… 날 봉으로 보구 있군……..
아무튼 어찌나 열성이시던지,
그날로 바로 CT 촬영과 MRI 촬영 두개 일정 잡으라고 하였습니다.
오늘 그 결과물을 들고 의사를 찾아간 거죠.
MRI와 CT를 찍은 곳에서는 내용을 CD에 담아서 환자에게 넘기더군요.
나름 합리적이면서도,
이거 뭔가 제가 봐선 뭐가 뭔지 모르는 상황…ㅋㅋ
모니터를 한참 들여다 보던 의사가 드디어 입을 엽니다.
“니 어깨는 complicated 해…..
이건 이렇고….
저건 이렇고….
이것도 이렇네?
이게 이러면 안되는데…….
허어… 이것도 이러네….
잠깐 누워봐봐….
안아파?
이래두?
진짜?
이상하네…
이건 아프겠지?
아니 이것도 안 아프다고?
……
…..
…
.
…………… let’s leave it alone….
내비두자 내비두자 내비두자 내비두자 내비두자.
”
크헉 뭥미? 쫄았군…. 내 어깨가 쉽지 않지?
이런 저런 이유를 한참 말했는데, 결국 제 어깨가 넘~~~흐 이상해서
자기가 수술해서 지금 보다 나아질 자신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뭐…..
처음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수술하자고 달려들어서
돈만 밝히는 의사인 줄 알았는데,
나름 물러설 줄도 알더군요.
뭐 작은 가방 하나 메는 것도 힘들어 지면 (고걸루도 빠지면) 다시 오라네요.
그 말은 나도 할 수 있다구!
적다보니 그 의사 흉보는 것 처럼 되었는데요, 뭐 그럴려고 오늘 글 쓰기 시작한 건 아니구요.
그냥 제 어깨에 난 상처를 생각하다 보니 오늘 포스팅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주위에서 보면 마음의 상처는 쉽게 치유가 되는 것처럼 이야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마음의 상처가 있는 부분은 드러내고 그러다 보면 피부 상처에 딱지가 앉는 것처럼
그 밑 상처가 낫는거라고……
그런데 몸에 난 상처도 다 회복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제 어깨 상처 같은 경우에는 평생 갑니다.
이 상처라는게 정확하게는 어깨 뼈 끄트머리 뽈과 그걸 잡아주는 뼈와 골 결손 으로 인한 병변 이죠.
뭐 저는 습관적인 anterior dislocation 과 subluxation 으로 bankart lesion 과 hill-sachs lesion
이 있는거죠.
그림으로 설명하자면요.
뭐 아무튼 간단하게 적자면,
어깨가 빠졌다가 들어가면서 영구적인 상처가 어깨뼈와 관절에 생기는 거죠.
이거 안 낫습니다.
만일 나으면 제가 배영으로 100m 1분 안에 주파하는 것 보여드릴께요
몸에 생긴 상처도 이렇게 평생 가는데……
전 화장하면 어깨에 들어있는 3개의 못들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요….
하물며 마음의 상처야 오죽하겠습니까……
.
.
그냥 너무 쉽게 이야기 했었던 주위 사람들의 상처들에 대해서 너무 미안해졌습니다.
그리고 제 자신에게도 너무 나약하다고만 학대한 것 같네요.
트라우마 뭐 그런 거까지 안 가더라도
상처, 많잖아요?
.
.
.
저만 그런가요?
전 하루에도 열두번은 상처 받는데……